사업방향 튼 다음, NHN 따라잡을까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조선일보·에프앤가이드 선정 2006 소프트웨어·인터넷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입력 : 2007.10.08 22:15
NHN과 다음의 시가총액 격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10월 8일 현재 NHN의 시가총액은 다음 시가총액(9300억원)의 13.3배 수준인 12조3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올해 초 7.5배에 비해 그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두 기업의 기업가치가 이렇게 급속도로, 그리고 차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실적의 차별화다. NHN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61%, 79% 증가한 4105억원, 1740억원이었다. 반면 다음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22%씩 증가한 995억원, 215억원에 그쳤다.
NHN의 수익원은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광고를 포함하는 온라인광고, 그리고 온라인게임과 가격비교검색 쇼핑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큰 매출비중(55%)을 차지하고 있는 검색광고의 성장속도는 그야말로 눈부시다. 2001년 비즈니스모델이 정립된 이후 세 분기(2007년 2분기 포함)를 제외하고는 모든 분기에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보여왔다.
놀라운 실적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는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초기 사업영역으로 ‘돈 되는’ 비즈니스인 검색과 게임사업을 선택하고, 이들 영역에서 선두위치를 확고히 하면서 비즈니스모델 개발에 집중했던 것이 주효한 것이다. 다음의 경우 사업초기 검색보다는 수익모델 확립이 어려운 이메일과 커뮤니티 사업에 집중하면서 검색 부문에서 네이버에 뒤처지게 됐고, 결과적으로 검색광고라는 노다지 시장 선점에 실패했다.
향후 다음이 NHN과의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을까? 우선 다음이 온라인쇼핑몰 분사, 엔터테인먼트 사업부 매각 등에서 보여지듯이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또한 검색과 UCC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의 전략은 매우 바람직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판단된다. 아직까지 단기적인 실적 성과를 크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NHN과의 시가총액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국면이지만, 다음이 풍부한 커뮤니티 사용자 기반에 비해 이를 활용하는 수익모델이 상대적으로 부재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결실을 거둘 경우 시가총액 격차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