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 다자이후 기모노 대여, 히비키 가격 후기
후쿠오카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중 하나는 다자이후에서의 기모노 체험이었다. 우리는 가족 여행으로 다자이후에 들렀고, 와이프는 기모노를, 딸은 유카타를 입었다. 10월이었지만 햇살이 제법 따뜻해, 딸은 시원한 소재의 유카타를 택했다. 화사한 색감의 유카타와 와이프의 고급스러운 기모노가 어우러져, 그날 하루는 마치 일본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감각적인 선택, 히비키의 세련된 기모노
와이프가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대여점 선택에도 센스가 돋보였다. 다자이후 텐만구 근처에는 여러 기모노 대여점이 있지만, ‘히비키(Hibiki)’는 그중에서도 디자인과 퀄리티 면에서 확실히 차별화된 곳이었다.
머리스타일은 케데헌의 루미, 조이 스타일로 해주는 것 같다.
딸아이는 조이, 와이프님은 루미?
샵과 거리는 살짝 떨어져 있었지만, 그만큼 조용하고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었다. 가게 내부는 청결하고, 직원분들도 친절했다. 무엇보다 헤어 세팅을 함께 해주는 점이 특히 좋았다. 와이프는 단정한 일본식 업스타일로 머리를 올렸는데, 기모노와 완벽하게 어울렸다.
히비키에는 100종류가 넘는 기모노와 유카타가 준비되어 있으며, 디자인이 정말 다양하다. 전통적인 무늬부터 현대적인 감각의 패턴까지 고를 수 있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기모노를 찾는 재미가 있었다. 입는 과정도 전문 스태프가 세심하게 도와주어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중국사람들도 많았다. 여기 헤어하시는 분이 외국어 능력자인가보다 영어, 중국어, 일어 다 할줄 아시고 나는 와이프가 일본어 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영어를 아주 천천히 말해주는 건 이해가 되는데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10월이지만 더웠다. 내가 가방들고 나막신(?)도 다들어 두었다. 우산쓰고 거리까지는 길이 조금 가야 했지만 괜찮았다. 운동화로 바꾸어 신었으니깐~ 중국사람들은 기모노 신발 신고 그대로 나갔는데, 우리는 나갔다가 다시 히비키 기모노 대여 샵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신고온 운동화로 갈아신고, 신발 가방도 받아서 내가 들고왔다. 운동화니 역시 편하다. 가서 사진찍을 때만 갈아 신었다. ㅋㅋㅋ
기모노, 넌 도대체 누구냐?
기모노는 본래 '입는 것'이라는 의미를 지닌 일본 전통 의상의 총칭이다. 그 기원은 나라 시대(710-794)에 중국 당나라의 복식 문화 영향을 받은 데서 찾을 수 있으며, 헤이안 시대(794-1185)에 '직선 재단' 방식이 확립되면서 일본 고유의 스타일로 정착했다.
원래는 여러 겹을 겹쳐 입는 형태로 사계절 내내 착용할 수 있었지만, 현대에는 결혼식, 졸업식, 다도회 등 특별한 날에 격식을 갖춰 입는 '풀 드레스'의 성격이 강해졌다. 주로 비단과 같은 고급 소재로 만들어지며 안감까지 덧대어져 무게감이 있고 덥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우아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카타, 너는 또 다른 매력덩어리!
유카타는 '목욕 옷'을 뜻하는 '유카타비라(湯帷子)'에서 유래했다. 헤이안 시대에 귀족들이 목욕 후 땀을 흡수하거나 몸을 가리기 위해 입던 옷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에도 시대(1603-1867)에 면화 재배가 보편화되면서 서민들도 목욕 후, 잠옷, 또는 여름 축제에 가볍게 입는 옷으로 널리 착용하게 되었다.
기모노와 달리 안감이 없으며 면이나 린넨처럼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소재로 만들어져 더운 여름철에 적합하다. 덕분에 우리 딸은 10월의 더위 속에서도 예쁜 유카타를 입고 쾌적하게 다자이후를 탐험할 수 있었다. 기모노에 비해 훨씬 캐주얼하고 발랄하며 화려한 디자인이 많아 젊은 세대나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결론적으로, 기모노는 격식 있고 비싸며 여러 겹을 껴입어 몸매를 보정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유카타는 가볍고 편안하며 단벌로 입는 간편한 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딸에게 유카타를 입힌 아내의 선택은 탁월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가족사진으로 남긴 인생샷
나는 기모노를 입지는 않았지만, 기다리는 동안 영상을 찍고 사진을 찍으며 하루를 기록했다. 다자이후 텐만구 앞, 상점거리, 그리고 학문의 신 ‘텐만구 황소상’ 앞에서 가족사진을 남겼다. 황소의 뿔을 만지면 복이 온다고 해서 나도 따라 만졌는데, 괜히 “미국 주식 떡상하자”는 농담이 절로 나왔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하루였다.
기모노는 보기에는 우아하지만 실제로 입고 걷기엔 꽤 덥고 불편하다. 와이프는 허리띠를 여러 겹으로 묶어야 해서 금세 땀이 나더라. 신발도 전통 게타라 오래 걷기에는 쉽지 않아, 중간중간 내가 신발과 가방을 들고 다니며 다시 신겨주기도 했다. 그래도 힘든 만큼 아름다운 사진이 남았다. 특히 텐만구의 붉은 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은 정말 그림처럼 나왔다. 남자인 나도 함께 입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히비키 기모노 대여 가격과 서비스
히비키의 대여 가격은 베이직 기모노 플랜이 약 4,400엔부터 시작하며, 업그레이드 플랜은 5,500엔 이상이다. 이 안에는 기모노 착용 서비스, 가방, 신발(게타), 간단한 헤어 세팅까지 포함되어 있어 별도의 추가 비용이 거의 없다. 남성용 기모노도 같은 가격대에 대여할 수 있고, 커플이나 가족 단위로 이용하면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대여 시간은 특별한 제한 없이 다자이후 텐만구 폐문 시간(오후 5시 전)까지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특히 히비키는 기본 헤어 세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른 대여점보다 만족도가 높다. 추가 요금을 내면 더 정교한 스타일링도 가능하고, 장식 핀이나 가방, 머리 장식 등은 원하는 색상으로 매칭해준다. 예약은 웹사이트나 카카오톡, 전화로 간단히 가능하며, 한국어로 응대 가능한 스태프도 있다.
후쿠오카 다자이후에서 먹거리도 먹고 너무 좋았다. 한국분이 일본 사람인줄 알고 같이 사진찍자고 했다. 그래서 한국사람이고 옆에 딸아이라고 하니 놀래셨다. 와이프가 일본어 너무 잘해서 일본 사람도 놀랬다고 하니깐, 계속 매장가면 회원가입을 시킨다. 일본 사는 사람인줄 알고... 여행이라고 하니 다른 할인 방법을 알려준다. ㅎㅎㅎ
여행자들의 후기와 팁
다자이후를 방문한 여행객들의 후기를 보면 “히비키는 다른 곳보다 옷이 훨씬 세련되고 상태가 깨끗하다”, “스태프가 너무 친절하고 사진 포인트를 직접 알려준다”는 칭찬이 많았다. 실제로 우리도 사진 명소를 추천받아 다자이후 다리와 상점가, 텐만구 본전 앞에서 여러 컷을 남겼다.
기모노 체험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기온이나 아사쿠사보다 한적하고 전통적인 분위기의 다자이후를 강력히 추천한다. 인파에 치이지 않고 천천히 산책하며 일본의 고즈넉한 멋을 느낄 수 있다. 다만, 기온이 높은 시기에는 얇은 소재의 유카타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신발은 오래 걷기 편한 운동화를 챙겨 가는 것도 현명하다.
히비키에서의 기모노 체험은 단순히 ‘옷을 빌려 입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전통 문화 속으로 잠시 들어가보는 경험이었다. 와이프와 딸이 웃으며 다자이후 거리를 걷는 모습은 지금도 선명하다. 그날 남긴 사진 한 장 한 장이 여행의 여운을 오래 간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