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저축의 세계에서 투자의 세계로 넘어들어온지 햇수로 5년. 길다면 긴 시간이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1~4주에 한번 정도 전체 자산을 정리한 엑셀시트가 수십개에 달하는군요.
그중에 매월 말일 정도를 기준으로 나름대로 포트폴리오관리가 되었다고 볼 수 있는 '06년 자료부터 쭉 나래비를 세워보니 뭐 펀콜님 그래프보다는 못 하지만 훌륭한 제 쩐의 역사가 펼쳐집니다. 밑에서 5칸째부터 시작한 합계가 8칸째를 뚫을 뻔 하다가 주저앉은 채 근 6개월째 답보상태에 있습니다. 8칸째를 넘는다면 '06년 2월 대비 60%쯤 성장한 셈이니까 연 30%는 성장한 셈이죠. 제일 밑에 파란 현금을 항상 깔고, 벌거 벌어서, 쓸거 다 쓰고, 모은 것이 60%를 성장한 것이니까,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소위 말하는 선순환이 시작된 것이죠.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걱정거리도 많습니다. 일단 07년 2월부터 욱일승천의 기세로 자라던 것이 8월을 기점으로 몇풀 기세가 꺾이더니 그다음부터는 들쭉날쭉이지만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죠. 나름대로 위험관리를 철저하게 한 저이지만 큰 펀더멘털의 불확실성을 이겨나가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더군다나 이게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제 추론은 미래에 대해 더욱 조심스럽게 만듭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의 모델을 세우고 거기에 맞춰 항상 최적의 투자방식을 고민해 왔습니다. 와중에 펀드비중은 점차 줄어들었고 (보라색), 소득공제로 많이 운영하던 예금은 대개 소득공제형 펀드로 다 갈아탔으며(하늘색), etf와 채권은 이제 거의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때는 투자로 생각했던 변액연금, 유니버셜은 다 중도해지하고 그 돈은 다른 투자처로 꾸준히 불입되고 있습니다. 펀드 내에서도 국내펀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06년 100%에서 08년 60%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반면 국내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비중은 이제 거의 펀드만큼으로 올라왔습니다.
작년말 연초 제가 계획했던 대로 잘 흘러가고는 있지만 점점 예측가능성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매년 15%씩의 성장목표를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복리로 적용하면 5년마다 자산이 2배가 되게 됩니다.=1.15^5=2.01) 5년뒤에 8칸째에서 16칸째로 뛰어야 하는데 5년전 2칸째에서 8칸으로 뛴것보다는 훨씬 어려울 것으로는 각오하고 있습니다. 주변 상황이 안 좋기 때문이죠.
그래서 두번째 도약을 위해서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은 직접투자의 강화입니다. 이를 통해 두번째 도약에 성공한다면 아마도 세번째 도약은 직접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개별 기업체의 경영진으로서던 아니면 간접적으로 주주로서이던...)
두번째 도약을 위해서는 그러나 제가 강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인 거시경제환경 분석보다는 개별기업 사업성 검토 역량이 훨씬 더 정교하게 보완되어야 합니다. 그쪽에 많은 부분 최선을 다해도 두번째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그동안 어설픈 직접투자의 성과가 그닥 만족스럽지는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공부하고 고민하는만큼 꿈은 이뤄지겠지요. 여러분도 많이 고민하시고 험난한 투자의 세계에서 살아남으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