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이 추워지니까 사무실 공기가 금세 서늘해지더라고요. 온풍기를 온종일 틀어두자니 공기가 바짝 말라서 눈이 뻑뻑하고 피부도 따가웠습니다. 바람이 직접 닿지 않으면서 공 전체를 훈훈하게 해줄 난방기가 절실했어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저렴한 중국산 라디에이터도 많았는데요. 잔고장이 많아서 한 계절 쓰고 버렸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렸습니다. 오랫동안 마음 편히 쓰려면 아무래도 국내 생산 제품에 사후 서비스가 확실한 걸 고르는 게 맞겠다 싶었지요.
그러다 알게 된 곳이 흥신이라는 브랜드였습니다. 48년 동안 전기 라디에이터만 40만 대를 넘게 팔았다고 하더라고요. 100% 국내 생산이라 튼튼하다는 평이 많아서 13핀 타이머형 모델로 결정했습니다.

택배 상자가 도착했을 때 포장 두께에 살짝 놀랐어요. 아주 두꺼운 뽁뽁이로 본체를 여러 겹 감싸서 안전하게 들어왔더라고요. 상자 안에는 본체와 함께 바퀴 부품이랑 사용설명서가 담긴 조각 박스가 들어 있었습니다.
조립은 별거 없더군요. 본체를 뒤집어두고 동봉된 갈고리를 걸어 바퀴를 끼워주기만 하면 끝납니다. 너트 같은 작은 조임쇠 부품이 기본으로 부착되어 있어서 손으로 쓱쓱 돌려 고정하기 편했어요.
공용 설명서에 나온 그림과 부품 모양이 조금 달라서 처음엔 당황했는데요. 바퀴 간격만 적당히 벌려서 고정해 주니 5분도 안 돼서 금방 세울 수 있었습니다.
기능 스위치는 직관적이고 단순합니다. 스위치가 1단과 2단 두 개로 나누어져 있어요. 1단만 켜면 전체 전력의 절반만 사용하고, 2단까지 모두 누르면 100% 전력으로 온도를 빠르게 올립니다.
온도 조절기는 다이얼 방식이라 강에서 약 사이로 적당히 돌려두면 되더라고요. 한겨울에는 무조건 강으로 돌려두고 쓰는 편이 속 편합니다.

정말 두툼한 뽁뽁이 방울로 본체 전체가 아주 꽁꽁 감싸져서 들어있었거든요. 아무리 마구 던져도 알맹이에는 흠집 하나 안 나겠다 싶을 정도로 튼튼하게 감싸서 보내주더라고요.
박스 안에는 본체 말고도 이동용 바퀴 부품이랑 사용 설명서가 담긴 작은 상자가 따로 들어 있었습니다. 설치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본체를 바닥에 뒤집어두고 동봉된 갈고리 부품을 걸어서 바퀴 받침대를 고정해 주기만 하면 바로 완성되는 구조였어요.
볼트나 너트 같은 자잘한 부속품들이 바퀴 쪽에 이미 같이 붙어있어서 따로 나사를 찾느라 헤맬 필요도 없었습니다. 설명서에 그려진 그림이 다른 공용 모델 부품 그림이라 아주 살짝 헷갈리긴 했지만 바퀴 간격만 적당히 벌려서 고정하니까 5분도 안 되어서 뚝딱 조립이 끝났어요.
스위치 두 개로 끝나는 조작법
기계 조작부는 요즘 나오는 디지털 가전들과 다르게 아주 고전적이고 직관적입니다.

1단과 2단으로 나뉜 두 개의 스위치가 전면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1단 스위치만 올리면 전체 전력의 절반만 사용해서 은은하게 열을 내어주고 2단까지 모두 켜면 100% 전력으로 동작하면서 온도를 바짝 올려줍니다.
온도 조절 다이얼도 숫자가 찍혀있는 게 아니라 강에서 약 방향으로 돌리는 방식입니다. 추위가 심한 날에는 그냥 고민 없이 다이얼을 강 쪽 끝까지 돌려놓고 쓰게 되더군요.
15분 단위 타임 스위치의 편리함
가장 유용하다고 느꼈던 건 역시 아날로그 타이머 기능이었습니다.
타이머 테두리를 따라서 총 96개의 작은 세부 핀이 촘촘하게 박혀있어요. 이 핀 하나가 15분 단위를 의미하는데 핀을 원 안쪽으로 눌러두면 그 시간대에만 난방이 켜지고 바깥으로 빼두면 전원이 꺼지는 방식입니다.

아침 출근 시간 30분 전이나 퇴근 직전 시간에 맞춰서 핀을 안쪽으로 밀어두니까 공간에 들어섰을 때 차가운 썰렁함 대신 온기가 반겨주더라고요. 매번 직접 가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알아서 작동해 주니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참 편했습니다.
게다가 실내 온도를 감지하는 자동 온도 조절 스위치가 들어있어서 설정된 온도가 되면 라디에이터가 알아서 잠시 작동을 멈춥니다. 공기가 다시 식으면 스스로 켜지면서 일정한 온도를 계속 유지해 주지요.
타이머 설정과 관계없이 혼자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더라도 고장이 아니라 정상적인 온도 제어 동작이니 당황할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혹시라도 쓰러졌을 때 전원을 알아서 차단해 주는 안전장치도 내장되어 있어서 안전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었습니다.
기대했던 것과 달랐던 건조함
솔직히 바람을 쏘아내는 온풍기가 아니라서 실내 공기가 완전히 촉촉하게 유지될 줄 알았습니다. 공기를 태우지 않는 대류 방식이니까 건조함이 아예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건 제 착각이었습니다.

몇 시간 동안 계속 틀어두어 실내 온도가 전체적으로 올라가다 보니 공기가 살짝 건조해지는 느낌이 피할 수 없이 찾아오더라고요. 바람 나오는 히터처럼 피부가 따가운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목이 살짝 칼칼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본체 상단 열기가 올라오는 평평한 곳에 물을 조금 담은 그릇을 살짝 올려두었거든요. 열기 때문에 수분이 훈훈하게 증발하면서 가습기 역할을 해주어 건조함이 훨씬 덜해졌습니다.
외관을 보면서 온수 라디에이터처럼 겉을 깔끔하게 감싸주는 전용 커버가 하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차가운 쇠 느낌도 가려주고 혹시나 지나가다 살이 직접 닿아 데이는 일도 막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알아보니까 라디에이터라는 제품 특성상 공기가 위아래로 자연스럽게 순환하면서 열을 내보내야 해서 커버를 씌우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제조사에서도 커버 부품은 따로 판매하지 않고 권장하지도 않는다길래 순정 모양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핀 수에 따른 선택과 가성비
라디에이터는 핀 수에 따라 난방을 커버할 수 있는 면적이 달라집니다.

보통 가정이나 소형 공간용으로 많이 찾는 2000W급 11핀 모델인 ERT-20BST는 20만 원대 중반 정도에 가격이 잡혀있더라고요. 그리고 더 넓은 공간을 데우는 고출력 3000W급 15핀 ERT-30BST 모델은 276,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13핀 라인은 그 중간에서 딱 적당한 난방 성능을 보여줍니다.
전기세 걱정이 살짝 들 수도 있는데 온도가 어느 정도 올라가면 1단 스위치만 켜서 절반 전력으로 운용하면 됩니다. 자동 온·오프 기능이 계속 개입해 주기 때문에 온종일 풀가동되는 게 아니라서 예상했던 것보다 전기요금 부담이 크지 않았습니다.
이런 환경이라면 잘 맞습니다
소음이 전혀 없는 조용한 환경에서 은은하고 온화한 온기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이 제품이 아주 잘 맞을 겁니다. 팬이 돌면서 발생하는 소리나 먼지 날림이 전혀 없어서 사무실이나 개인 작업실에 두고 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거든요.

다만 스위치를 켜자마자 1~2분 만에 뜨거운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즉각적인 난방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이건 차가운 공기를 천천히 데워 올려주는 대류 방식이라 공간 전체가 따뜻해지기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거든요.

외풍이 심해서 찬 바람이 솔솔 들어오거나 문을 자주 열어두어야 하는 장소라면 데워진 공기가 금방 빠져나가버리기 때문에 단독 난방으로는 아쉬울 수 있습니다.
직접 조립해서 틀어보니 국산 제조사가 만든 제품 특유의 단단함과 잔고장 없는 안정감이 확실히 체감되더라고요. 소음 없이 조용히 공간을 데워주는 덕분에 이번 겨울은 찬 기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