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작정하고 만든 AI IDE,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가 개발 판도를 바꾼다
코딩(Coding)에서 매니징(Managing)으로, 에이전트 시대의 새로운 IDE 경험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아, 이거 누가 대신 짜주고 테스트까지 해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Cursor가 그 가능성을 열어줬다면, 구글이 이번에 내놓은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는 그 문을 박차고 들어와 책상에 앉아버린 느낌입니다.
최근 공개된 프리뷰 버전을 직접 써본 결과, 이건 단순한 '자동완성 도구'가 아닙니다. "개발자가 에이전트의 매니저가 되는 경험", 이것이 안티그래비티의 핵심입니다.

1. Antigravity: 단순한 IDE가 아닌 '에이전트 플랫폼'

안티그래비티는 표면적으로는 VS Code 기반의 익숙한 IDE입니다. 하지만 그 내부는 Gemini 3 모델을 위시한 강력한 '에이전트(Agent)'들이 살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기존의 AI 코딩이 "이 함수 짜줘"라고 하면 코드를 뱉어내는 식이었다면, 안티그래비티는 "이 기능 구현해줘"라고 하면 계획을 세우고, 코드를 짜고, 터미널을 열어 실행하고, 브라우저를 띄워 테스트까지 수행합니다.
우리가 앞서 논의했던 SDD(Spec-Driven Development) 방식, 즉 자연어로 명세를 던지면 AI가 알아서 Task 단위로 쪼개서 실행하는 '바이브 코딩'의 완성형에 가깝습니다.
2. 개발자를 매료시킨 4가지 핵심 원칙

구글은 이 도구를 만들며 네 가지 철학을 담았습니다.
- 신뢰(Trust) & 투명성: AI가 짠 코드를 맹목적으로 믿으라는 게 아닙니다. 안티그래비티는 에이전트가 어떤 생각으로 계획을 짰는지, 검증 결과는 어떤지, 스크린샷과 로그 같은 '산출물(Artifacts)'을 투명하게 보여줍니다.
- 자율성(Autonomy): 에이전트가 에디터, 터미널, 브라우저를 직접 제어합니다. 백그라운드에서 리서치를 수행하는 동안 개발자는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는 비동기(Async) 작업이 가능합니다.
- 피드백(Feedback): 구글 닥스(Google Docs)처럼 코드나 산출물에 코멘트를 달면, 에이전트가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합니다. "여기 색상 좀 바꿔줘"라고 댓글을 달면 알아서 고치는 식이죠.
- 자기 개선(Self-improvement): 에이전트는 과거의 작업 내역을 기억하고 학습합니다. 쓸수록 내 스타일을 닮아가는 '나만의 주니어 개발자'가 됩니다.
3. Cursor vs Antigravity: 무엇이 다른가?

많은 분들이 "그래서 Cursor보다 좋아?"라고 묻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향점'이 다릅니다.
- Cursor: 현존 최고의 '코딩 파트너'입니다. 내가 코드를 짤 때 옆에서 기가 막히게 훈수를 둬주고, 빠르게 자동완성을 해줍니다. 속도감 있는 '페어 프로그래밍'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 Antigravity: 코딩 파트너를 넘어선 '작업 대행자'입니다. Manager View와 Editor View를 오가며, 여러 에이전트에게 동시에 일을 시키고 그 결과를 승인하는 구조입니다. 내가 직접 타이핑하는 시간보다, 에이전트가 가져온 결과물을 검토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설계되었습니다.
4. 실사용 후기: 압도적인 성능과 현실적인 한계

직접 써보니, Gemini 3 모델의 문맥 파악 능력은 놀라웠습니다. 프로젝트 전체를 이해하고 Task를 나누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특히 "Agent execution"이 터미널 오류를 보고 스스로 고치고 다시 실행하는 모습을 볼 때는 전율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공개 미리보기(Public Preview)'의 한계도 명확합니다.
- 사용량 제한(Rate Limit): 현재 무료로 풀려있지만, 사용자가 몰리면서 20분만 써도 크레딧이 동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일명 '20분의 마법'...)
- 속도와 안정성: 때때로 에이전트가 멍을 때리거나, 무한 루프에 빠지기도 합니다.
- VS Code Fork의 태생적 한계: 결국 VS Code 기반이라 무겁습니다. Zed 같은 경량화 IDE를 선호하신다면 답답할 수 있습니다.
5. 개발자의 미래를 미리보다
안티그래비티는 아직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도구가 보여주는 "개발자가 에이전트의 관리자로 승격되는 미래"는 매우 선명합니다.
지금 당장 메인 IDE를 바꾸긴 이르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나 프로토타이핑에는 무조건 써봐야 할 도구입니다. 특히 SDD 방법론을 연구하거나, AI에게 주도권을 주는 개발 방식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구글이 작정하고 만든 이 '반중력(Antigravity)' 장치가 개발 생산성을 얼마나 띄워 올릴지 기대가 큽니다.